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이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날인 지난 5일, 투표를 위해 추위 속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며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방역당국이 확진자를 위한 별도 대기 공간이 필요하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전에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6일 "확진자 외출 시 이동 방법과 준수사항, 투·개표소에 방역수칙 안내문 부착, 투표소 소독 방법, 확진자와 일반인 동선 분리와 별도 대기 장소 마련, 투·개표요원 보호구 착용 등을 선관위에 충분히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선관위가 선거법에 따라 투표소 여건을 고려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즉, 대기 장소를 마련하라는 방대본의 안내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선관위에 책임 소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대본 관계자는 "전국 1만5,000여개 투표소를 관리하는 것은 선관위 업무"라며 "대선 당일까지 (대기 장소) 설치가 어려운 곳이 있다고 하면 다시 자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확진자·격리자들이 격리 지침을 어기는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선 "충분한 설명을 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안내하고 관리하도록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확진자와 격리자의 외출을 허가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지자체라는 것이다. 다만 단순히 시간을 착각한 경우처럼 고의성이 없다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격리자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5일과 9일 오후 5시부터 외출을 허용했다. 5일은 오후 5~6시, 9일은 오후 6시~7시 30분까지 투표장에 도착하면 된다. 그러나 지난 5일 확진자·격리자들이 외출 시간을 착각해 격리 지침을 위반하게 되거나, 장시간 대기하는 모습 등이 연출되며 비판이 쏟아졌다.
방역당국은 선관위와 논의를 통해 대선 당일인 9일까지 확진자·격리자 투표 방식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방대본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필요한 부분을 자문해오면 재논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