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악몽 안 되는데"… 강원 삼척·강릉·동해 동시다발 산불

입력
2022.03.05 09:58
당국, 일출과 동시에 헬기·진화대 투입
옥계 산불 동해로 확산해 저지 안간힘
산림청 "가용 자원 총동원 반드시 진화"

경북 울진에서 강풍을 타고 삼척까지 번진데 이어, 산불과 강릉 옥계, 동해 망상에서도 불이 확산하고 있다. 2년 전 강원 영동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악몽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국은 5일 오전 울진과 삼척에 산림청 헬기 25대, 군 헬기 18대, 소방 헬기 7대, 경찰 헬기 2대, 국립공원 헬기 1대 등 53대를 투입했다. 공무원과 진화대원, 소방대원, 군부대, 경찰 등 진화인력 1,200여 명도 진화작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삼척 지역 산림 피해 면적은 축구장 면적(0.714㏊) 126배에 달하는 90㏊(90만㎡)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울진과 삼척 경계면에 있는 고포마을 주택 4채도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민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 230명은 읍사무소, 복지회관, 유기농센터 등으로 나뉘어 대피한 가운데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삼척 호산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는 다행히 불이 원덕읍 가곡천을 넘지 않으면서 피해가 없었다. 날이 밝으며 바람도 잦아들었다곤 하나 초속 4∼7m까지 관측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오전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피해 면적 자체가 넓고 대기가 매우 건조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1시 20분쯤 강릉 옥계면에서 난 산불이 동해 망상으로 빠르게 번져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국은 진화인력 50명과 소방차 19대를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산불은 주변으로 빠르게 번졌고, 오전 5시 30분쯤 동해 망상으로까지 확산했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바람도 초속 5m 안팎으로 강하게 불고 있다.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19m에 달했다.

이 불로 현재까지 축구장 84개 면적인 산림 60㏊(60만㎡)가 불에 탔고, 주택 4채가 전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오후 10시 20분쯤 강릉시 성산면 송암리 영동고속도로 인근 야산에서 난 산불은 현재까지 산림 3㏊(3만㎡)의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 당국은 강릉·동해지역에 헬기 총 10대와 진화인력 1,7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중이다.이 밖에 지난 4일 낮 12시 40분쯤 영월군 김삿갓면에서 발생한 산불도 강풍을 타고 인접 산솔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헬기 3대와 군인, 경찰 등 38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재개하는 등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은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