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사사건건 격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두 후보 간 토론이 인신공격성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대선 후유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전투표를 이틀 앞두고 열린 이날 마지막 TV토론의 주제는 복지 정책 및 재원 마련 방안 등이었다. 두 후보 모두 복지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증세에는 선을 그었다. 세수 증가와 지출 조정 등이 거론됐으나 선심성 공약만 내세울 뿐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모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후보는 그러나 네거티브 이슈를 놓고선 극단적으로 충돌했다.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 이 후보는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을 하자”면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을 지자는 부분에 동의하시냐”고 받아쳤다. 이에 윤 후보가 “이거 보세요”라고 하자 이 후보가 “동의하십니까”라며 서로 반복적으로 언성을 높이는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됐다. 윤 후보는 아울러 이 후보의 살인범 조카 변호와 친형 정신병원 입원 등도 꺼내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등 윤 후보의 '젠더 갈라치기' 발언을 집중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 달인이니까 못하는 말이 없다”(윤 후보) “나라 살림이나 행정에 대해 모르고 마구 말씀하시면 안 된다”(이 후보) 등 감정적인 발언들도 쏟아졌다. 말싸움 와중에 윤 후보가 “대선이 반장 선거냐”며 버럭 화를 냈으나, 이는 국민들이 두 후보에게 할 소리다.
‘역대급 비호감’이란 비아냥을 듣는 이번 대선에서 TV토론마저 역대급으로 마무리됐다. 후보의 정책과 자질을 보겠다는 유권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으나 결국 네거티브 싸움으로 진영 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 모습이다.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각 후보의 잘잘못을 따져서 표로써 판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