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속에 2일 새 학기가 시작됐다. 교육당국이 학교별 탄력적 학사 운영 방침을 세운 가운데, 서울 시내 학교 대부분은 개학 첫날 전면 등교를 시행해 교정이 모처럼 붐볐다.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다는 기대감에 부푼 학생들과 정점을 앞둔 코로나19 확산세를 염려하는 학부모들, 양측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이날 강남구 도곡중 교문엔 아침 일찍부터 3학년 학생들이 등교생을 맞이하러 나왔다. 3학년들은 저마다 환영 인사를 담은 피켓을 들고 활기차게 인사했고, 1학년 신입생들은 조금은 부끄러운 듯 마스크 위로 옅은 눈웃음을 지었다.
학생들은 오랜만의 등교를 반겼다. 입학 이후 학교를 제대로 못 다녀 아쉬웠다는 3학년 이지우(16)양은 "온라인 수업보다는 친구들과 학교 분위기를 느끼며 수업 듣는 게 좋다"며 "올해는 3학년이니 졸업 사진도 찍고 수학여행도 가서 추억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국 학교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3일부터 11일까지 2주간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시간 단축, 밀집도 조정, 원격수업 등을 결정할 수 있다. 도곡중은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 박명숙 교장은 "아이들이 집에만 있느라 너무 지쳤으니 학교에서 밝게 지내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교육청 학사운영 방침을 따르며 의견을 수렴해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교실에선 1회분씩 나눠 포장된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배부됐다. 다음 주 자율 신속항원검사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사용법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대면 입학식'도 조심스레 진행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노원구 태랑초 입학식은 신입생 123명이 스탠드에 1m 간격으로 떨어져 앉았다. 입학생 구예원(7)양은 "코로나 걱정은 없고 친구를 만나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자녀를 등교시킨 학부모들의 표정은 안도감과 걱정이 뒤섞여 복잡했다. 종로구 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딸에게 마스크 착용을 여러 차례 당부하던 김모(48)씨는 "정상등교는 필요하지만 코로나가 불안하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 3학년 딸을 둔 문모(43)씨도 "친구를 사귈 수 없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낫다"면서도 "주변 학원가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데다 급식 먹을 땐 마스크를 벗어야 하니 걱정이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등교생 신속항원검사를 둘러싼 우려도 계속됐다. 교육부는 자율 검사에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벌써부터 경기도 소재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검사 결과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제 검사' 논란도 일고 있다. 영등포구 초등학교 학부모 안모(45)씨는 "아이가 아스피린을 복용해 혈관이라도 잘못 건드려 출혈이 생기면 4, 5시간씩 지혈이 안 되는데, 신속항원검사를 매주 두 번씩 하라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희권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키트 검사는 강제가 아닌 권고라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강조하고 있으며, 관련 교육청을 통해 계속 점검하고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