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우크라 위기에 "원전은 향후 60년간 주력 기저전원"

입력
2022.02.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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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탈원전' 기조 정당성 재강조
윤석열 ‘탈원전 백지화’ 견제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원전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생산단가가 저렴해 항상 가동하는 발전소)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의 조속한 정상 가동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다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탈원전 폐기'를 공약했다는 점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이 지닌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인데다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어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전환(탈원전)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는 것"이라며 '탈원전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신한울 1·2호기·신고리 5·6호기 정상가동 노력"

그러면서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는 포항과 경주의 지진 등으로 건설이 지연됐다”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 등이 충분히 이뤄진 만큼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원전 해체 기술 △소형모듈원전(SMR) 연구 △핵융합 연구 등 원전 선도기술 확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 정부에서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이라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골격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박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해외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선택하고 있다"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밝혔다.

靑 비공개회의 내용 공개한 배경은

청와대가 당초 비공개였던 회의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야당 견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마치 원전을 모두 폐쇄했다는 시각이 있어 정확한 정부 정책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원전을 추진해온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원전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 자체가 원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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