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게이트'냐, '윤석열 게이트'냐... 여야 격돌, 온라인 승자는

입력
2022.02.25 14:00
포털 검색, 이재명 게이트>윤석열 게이트
민주, 대장동 이미지 희석·여권 결집 기대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 줄면서 공세 강화

"이재명 게이트냐, 윤석열 게이트냐."

2주도 남지 않은 대선이 초박빙 구도로 전개되면서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21일 중앙선관위 주관 TV토론 이후 '정영학 녹취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대 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강화하면서다. 여야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이자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한 부분만을 부각해 연일 공세 중이다.

'이재명 게이트' 검색량, '윤석열 게이트' 7배

21일 TV토론 이후 포털사이트의 검색량을 비교하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이재명 게이트'가 민주당이 맞불을 놓은 '윤석열 게이트'를 압도했다. 25일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으로 전날(24일) '이재명 게이트' 검색량은 7, '윤석열 게이트'는 1이었다. 네이버에서 '이재명 게이트'가 7번 검색되는 동안 '윤석열 게이트'는 1번 검색된 것이다.

구글 검색량 추세도 비슷하다.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이재명 게이트'를 언급한 직후 21일 오후 10시부터 이날 0시까지 검색량을 비교하면, '이재명 게이트'가 14번 검색될 동안 '윤석열 게이트'는 1번 검색됐다. 민주당이 '윤석열 게이트'로 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후보에게 드리운 대장동 이미지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 대장동 이슈는 이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터라, 선거 막판 '윤석열 게이트'로의 프레임 전환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 후보에게 드리운 대장동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윤석열 게이트' 프레임을 걸어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게이트' 해석 논란도 관심 키워

'이재명 게이트'에 대한 검색이 많은 배경에는 민주당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 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녹취록 끝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이 있다"는 발언에 "허위사실"이라며 "허위사실이라면 후보에서 사퇴하겠느냐"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해당 녹취록에는 김씨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한 부분이 있었다. 김씨의 발언 의도를 떠나 해당 표현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됐다.

민주당의 아전인수격 해석도 논란거리였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22일 CBS 라디오에서 "게이트는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면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22일 네이버에서 '이재명 게이트'가 100번 검색될 동안 '윤석열 게이트'는 1번 검색됐다.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 효과' 노린다

민주당은 향후 녹취록을 기반으로 '윤석열 게이트'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누명을 뒤집어쓴 상황인 만큼 국민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오해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막판 여권 지지층 결집은 물론 부동층이 윤 후보 지지로 흡수되지 못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선거 막판 이 후보에게 고착화된 대장동 이미지를 최대한 공세 소재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선 그러나 '대장동'을 언급하면 할수록 이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게이트 공방이 거세질수록 대장동 사건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며 "두 후보가 모두 피해를 보겠지만 이 후보가 조금 더 손해를 입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