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정연설 앞두고... 의사당 ‘차단 장벽’ 검토하는 경찰

입력
2022.02.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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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바이든 대통령 국정연설 맟춰
트럭시위대 워싱턴 집결 가능성 대기
의회경찰 "임시 울타리 설치 논의 중"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미국 의회경찰이 오는 3월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경비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1월 6일 친(親)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위대가 바이든 대통령 인준을 막기 위해 침입했던 사례를 재소환하며 의사당을 둘러싸는 ‘차단 장벽’ 카드도 꺼내들 기세다.

19일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의회경찰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즈음해 워싱턴에 일련의 ‘트럭 호송대’가 도착할 계획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경찰은 “미국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에 따라 합법적인 활동을 촉진하겠다”면서 “워싱턴 경찰과 워싱턴 방위군, 비밀경호국 등 주 및 연방 법집행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의회경찰은 국회의사당에 울타리를 설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의회경찰은 이어 발표한 추가 성명에서 “임시 내부 경계 울타리 설치도 진행 중인 논의의 일부”라면서도 “현재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회경찰의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의 습격에 대처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근 반(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시위대의 기세가 오르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트럭 호송대’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등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대로 최근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점령하는가 하면 미국과 캐나다 간 주요 무역 통로인 앰버서더다리를 막는 등 강경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달 초 트럭 시위대의 국정연설 방해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미국 의회가 이미 지난해 뚫렸다는 점도 혹시 모를 우려를 증폭시킨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1월 6일 당시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인준 투표 과정 중에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인이 미국 의회를 침탈해 피해를 준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었다. 연방 및 워싱턴시 당국은 이후 위협 수준이 감소하면서 경비업무를 하던 군 병력을 철수시켰고 워싱턴은 일상을 되찾은 바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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