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던 알펜시아 팔리니… 공기업 1년 이자 156억에서 40억으로

입력
2022.02.20 14:00
알펜시아 매각, 강개공 경영 숨통
이자 4분의 1로 줄어 정상화 가능
"KH도 시세보다 싸게 리조트 매입"

무려 18년이나 강원도의 재정난을 부추기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가 매각돼 거액의 부채를 떠안았던 강원개발공사의 경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강원개발공사는 KH필룩스 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이 7,115억 원에 알펜시아를 인수, 공사의 연간 이자 부담이 40억 원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공사 측은 앞서 2020년 알펜시아로 인한 156억 원의 이자를 부담했다. 강원도의 몇몇 고위 공무원이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장기간 하루 4,300만 원의 혈세를 지출한 셈이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며 알펜시아를 짓다 생긴 빚은 모두 1조 189억 원(2009년 완공시점 기준)이다. 알펜시아를 운영한 공사 측이 10여년 간 2,500억 원을 갚았고, 이번 매각으로 7,115억 원을 확보했다. 이미 분양한 콘도 회원권 등을 더해 공사 남은 빚은 3,000억 원대까지 줄었다. 공사 관계자는 "부채 비율이 공사채 발행이 가능한 자본의 300%이내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신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시장에선 KH강원개발도 시세보다 싼 값에 좋은 리조트를 품에 안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000억 원 안팎이라던 시세보다 1,000억 원 가까이 싸게 고급리조트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강원도 안팎에선 평창군 용산리와 수하리 일대(491만㎡)에 지은 숙박시설과 골프장, 스키장에 30만㎡ 규모의 미개발 부지까지 알펜시아 조성 비용 1조 6,0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값으로 실속 있는 거래를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KH 그룹은 "부동산 개발 분야의 풍부한 사업 노하우 등을 살려 세계적인 명품 리조트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공개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입찰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가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조만간 내놓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강원경찰청의 수사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란 이유에서다.


박은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