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주가 살얼음판'... 영끌족·개미는 "울고 싶어라"

입력
2022.02.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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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긴축 공포, 국내로 연쇄 파급 우려 
올해 0.4%p나 오른 주담대, 6% 넘어설 듯
'1월 악몽' 경험한 코스피, 2차 하락 우려도

미국발 긴축 공포가 차츰 현실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물론, 그간 초저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일으킨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들의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6% 돌파’ '코스피 2,600 붕괴' 등 국내 시장에도 큰 파장이 휘몰아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시권 들어온 '주담대 6% 시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6%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지난 10일 기준 연 4.06∼5.77%로, 지난해 말(3.60~4.97%) 대비 금리 하단과 상단이 각각 0.46%포인트·0.8%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제는 우대금리를 받더라도, 4% 이하로는 주담대 고정금리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역시 상승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58~5.23%로, 지난해 말(3.71~5.07%)과 비교해 금리 하단은 0.13%포인트 낮아졌지만, 상단은 0.16%포인트 높아졌다.

주담대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오는 15일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는데,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중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외 상황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전년 대비 7.5%를 기록해,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일부 연준 위원은 7월까지 적어도 한 번은 0.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나서면서, 시장의 전망치 역시 오는 3월 0.5%포인트 인상에 무게추가 실렸다. 미국이 한꺼번에 금리를 크게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스피도 살얼음판 "2,600선 장담 못해"

금융시장도 재차 된서리를 맞았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틀간 4.82% 급락하면서, 빅테크 호실적으로 거뒀던 상승분을 반납하게 됐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까지 겹쳐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도 살얼음판이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긴축 공포에 0.87% 하락한 2,747.71에 마감했지만, 이번 주 하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는 17일에는 연준이 '1월 의사록'을 공개할 예정인데 긴축에 대한 언급 강도에 따라 하락폭이 결정될 수 있다. 지난달 '12월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코스피는 20여 일 만에 2,600선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의 힘이 약해지고 있어 2차 하락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화정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경기불안 심리가 유입될 경우 2,600선 확보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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