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법(게임법) 전부개정안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신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게임업계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게임학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 6년간 아이템 확률 정보를 자율 공개하는 노력이 시행돼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노력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며 "게임법 공청회 개최를 환영하며 게이머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법제화를 다시 한번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를 법제화하는 게임법 전부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2020년 12월 법안이 발의된 지 1년 2개월여 만이었다.
당초 많은 게이머들은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7명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다른 주요 현안 처리에 게임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면서 게이머들의 실망도 커졌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2일 '소확행' 공약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구성확률과 기댓값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유사한 내용의 공약을 내놓으면서 규제 강화 입법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캐스팅보터로 지목된 20~30대 남성 게임 이용자층의 표심을 잡겠다는 행보다.
게임학회는 "이번 대선의 유력 후보인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의 완전 공개와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두 후보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환영하며 대선 후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생태계의 건전화, 게임 이용자의 신뢰 회복은 게임산업 발전의 초석"이라며 "아이템 확률 공개 법제화는 이런 노력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소위 '지식재산권(IP) 우려먹기'와 결합돼 한국 게임산업의 보수화를 가속시키고 있다"며 "확률 공개 법제화는 게임의 사행화를 막기 위한 하나의 조치일 뿐, 게임업계도 과거 전례에서 교훈을 찾아 자발적인 자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