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와 신사업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수확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통신사들은 현금 배당을 대폭 늘리는 등 '실적 잔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망 품질 개선을 위한 설비 투자액은 줄어 정작 본업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합은 4조380억 원으로 처음 4조 원을 넘었다. 2020년의 3조4,420억 원 대비 17.3% 성장했다.
SK텔레콤은 매출 16조7,486억 원, 영업이익 1조3,872억 원을 벌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각각 4.1%, 11.1% 성장했다. KT는 지난해 매출 24조8,980억 원, 영업이익 1조6,71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41.2%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8,511억 원, 9,790억 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3.2%, 10.5%씩 상승한 수치다.
이런 호실적은 우선 요금이 비싼 5G 가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는 2,091만 명으로, 국내 통신 이용자 10명 중 3명이 5G 요금제에 가입한 셈이다. 이와 함께 통신3사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기업 간 거래(B2B) 등 비통신 분야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통신 3사 모두 주주 배당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전년보다 41.5% 증가한 주당 1,9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SK텔레콤 역시 연간 주당 배당금을 2,000원에서 3,295원으로 전년 대비 65% 올렸다.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배당 성향을 기존 '30% 이상'에서 10%포인트 상향한 '40% 이상'으로 변경하면서 배당 총액을 21%가량 늘렸다.
하지만 본업인 망 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액은 5G를 개통한 2019년 9조5,967억 원에서 2020년 8조2,761억 원, 지난해에는 8조2,020억 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통신품질에 대한 이용자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1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전국 평균 롱텀에볼루션(LTE) 다운로드 속도는 150.30메가비피에스(Mbps)로 2020년(153.10Mbps)보다 뒷걸음질 쳤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150.68Mbps)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