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숨진 삼표 채석장, 붕괴 안전망도 없이… 위반 정황 드러나

입력
2022.02.08 12:15

작업자 3명이 목숨을 잃은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사고 당시 안전관리 책임자인 현장소장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작업을 벌인 정황도 확인됐다.

8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채석장 사고 당시 석재발파 준비작업 전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고, 토사 붕괴 방지 안전망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 과정도 허술했다. 안전규정상 화약류 관리기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한 책임자가 천공 지점을 정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자격증이 없는 현장 채석 담당자가 천공 지점을 지정했다.

현장 안전 총괄 책임자인 현장소장은 당일 오전에 출근했다가 사고 당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사고가 난 뒤 현장으로 복귀했다. 사고 당일 오전 폭약 약 1,800㎏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현장소장의 결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소환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발파팀장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는 등 현장 전반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향후 수사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작업장의 현장 관계자들이 추가로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8분쯤 양주 은현면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석재 발파를 위해 구멍을 뚫던 작업을 벌이던 중 토사 30만㎥가 무너져 내리면서 작업자 3명이 매몰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고용노동부도 삼표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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