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 카드 저 카드 막고' 노래 발언 항의" SBS PD 하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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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7 11:06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PD가 방송 내용을 문제 삼은 더불어민주당 항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외압 논란이 일자 민주당 측은 7일 "방송은 공인이 하는 것인 만큼 특정 후보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이라며 "선대위가 해당 방송국에 관련 문의와 항의를 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맞섰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은 "유신 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보도 통제"라고 비판했다.

이 PD는 6일 블로그에 '작별인사'란 제목의 글을 올려 "주말 사이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는 민주당 쪽의 항의가 들어왔다"며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아 당장 내일(7일)부터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4일 방송에서 그룹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틀고 이 노래 관련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았다는 게 이 PD의 주장이다. 이 곡엔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란 가사가 나온다.

이 PD는 당일 방송에서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았다"며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겠죠. 이런 가사를 들었을 때"라고 멘트했다. 이어 가사를 언급하며 "그런 사람을 뽑으면 되겠냐, 안 되겠냐, 안 되겠죠.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된다. 그럼 이 방송 없어진다"라며 웃었다. 이를 민주당 측이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는 게 이 PD의 설명이다.

블로그 글에서 이 PD는 "제가 의도한 방향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었다. 내로남불은 제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고 네 후보 모두 소리 높여 비판하는 문제이기도 했다"고 발언 취지를 해명했다. 또 "노래를 틀고 선곡의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하라고 청취자들에게 맡기는 것은 수없이 했던 방식"이라며 "노래를 틀었을 때도, 그런 가사를 소개했을 때도 저는 청취자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는 설명도 보탰다. 이 PD는 2020년 6월부터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했다.

이 PD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PD가 방송 중 이재명 후보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표현을 썼다"고 그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PD 하차로 외압 논란이 인 것에 대해선 "(인사) 조치는 SBS가 한 것"이라며 "저희가 이래라저래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두고 야당들은 '민주당의 언론 재갈 물리기'라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선대본부 상황실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민주당의 언론과 방송 재갈 물리기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하려 했던 이유도 더욱 분명해졌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창인 정의당 선대본 대변인도 이날 "유신 정권의 금지곡 사태가 떠오를 만큼 어처구니없는 진풍경"이라며 "민주당과 이 후보는 본 사건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있는지 정확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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