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실감나게 표현한 촌평이다. 결코 허언이나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는 최근 100년 사이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킨 질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한 최근 5~6주 동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과거 비슷한 기간 다른 질병에 감염된 환자 수를 모조리 뛰어넘는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전 세계에서 8,400만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첫 해인 2020년 연간 감염자 수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측평가연구소(IHME)는 무증상 감염자와 미검사자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월 초 에 이미 9,500만 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동시에 같은 질병을 앓는 건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윌리엄 섀프너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 및 규모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는 100여 년 전인 1917~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영국에선 6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덴마크는 5명 중 1명, 이스라엘은 9명 중 1명꼴이었다. 미국도 오미크론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1월 중순까지 5명 중 1명(20%)이 감염됐다.
트레버 베드퍼드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연구소 바이러스학자는 이 수치가 이달 중순까지 두 배로 늘 수 있다며 “8주 동안 인구 40% 이상이 단 한 가지 병원체에 감염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 파동이 꺾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경고한다. 크리스토퍼 머리 IHME 소장은 “감염자 가운데 5%만 아프다고 해도 여전히 매우 큰 규모”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