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ICK] 손예진이라서 더 기다려지는 '서른, 아홉'

입력
2022.02.04 09:45

배우 손예진이 22년간 늘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비결은 뭘까. 변신을 겁내지 않는 대담한 작품 선택, 낯선 캐릭터도 와닿게 만드는 세심한 분석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평범한 순간을 특별하게 그려내는 매력이 높게 평가된다. 이러한 손예진의 강점은 우리네 일상을 다룬 드라마에서 더욱 빛난다.

'믿고 보는' 손예진의 2022년 첫 작품은 JTBC 새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이다. 강남 피부과 원장 차미조 역을 맡은 손예진은 전미도(정찬영 역), 김지현(장주희 역)과 20년지기 우정을 연기한다. 연우진(김선우 역)과의 로맨스도 기다리고 있다.

차미조는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은 공연장을 찾아갈 만큼 좋아하고, 고대하던 안식년에 골프 유학을 계획할 정도로 취미인 골프에 열성인 여자다. 좋아하는 것들에 늘 진심이고 능동적이다. 어떤 면에서는 실제 손예진과도 닮았다.

손예진은 "나보다 더 이성적이고 조금은 차가운 인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접근했다. 하지만 캐릭터를 캐릭터로만 표현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게 돼 '내가 차미조다'라고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차미조는 그저 다양한 모습을 가진 보통 사람과 같다"며 "어느 하나만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모든 대사와 장면이 다 좋았다"고 작품과 역할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실제로 서른아홉 살을 지나온 손예진이기에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비범하지 않은 일상과 그 나이대 여자들의 고민이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힘들 때 함께하는 친구들, 남친 이야기로 설렘을 공유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미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든 상태다.

4년 전 손예진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서른다섯 살 윤진아의 삶을 그려낸 바 있다. 당시 생활밀착형 연기를 보여주며 30대 직장 여성들의 애환을 어루만졌다는 평을 끌어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은 "사람들이 손예진씨를 멜로퀸이라고 하지만, 액션도 잘하고 코미디도 잘하고 다 잘한다. 연기라는 게 무서운 거라서 다 드러난다"며 손예진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시청률 21.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tvN '사랑의 불시착' 이후 2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라는 점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사랑스러운 윤세리를 연기한 그는 비현실적 로맨스에 시청자들이 몰입하게 만들며 '흥행 파워'를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손예진의 신중한 작품 선택과 최적의 온도를 찾아내는 캐릭터 분석력이 배우로서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이야기한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쉽게 자주 볼 수는 없는 배우이기에 손예진이라는 배우의 퀄리티가 유지된다. 손예진은 일상 속의 섬세한 장면들에서 내면 연기를 보여주는 능력이 탁월한 편"이라며 "손예진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왔던 흐름들은 여배우들이 분석해 볼만한 케이스"라고 평한 바 있다.

김두호 영화평론가는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배우는 주어진 배역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럴 때 예술로 평가 받는다"며 손예진의 연기를 극찬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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