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개XX"… 기자 질문에 혼잣말 욕설한 美 바이든

입력
2022.01.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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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기자, 인플레이션 정치 영향 질문
바이든, 마이크 작동 모르고 욕설 혼잣말 구설

“멍청한 개XX(Stupid son of a bitch).”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욕설 섞인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회견 주제와 상관없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혼잣말로 욕을 한 게 꺼지지 않은 마이크에 그대로 잡히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물가 상승 대책 관련 경쟁위원회 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했다. 약 8분의 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이 퇴장하는 순간 평소 바이든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은 미 폭스뉴스 소속 피터 두시 기자가 회견장을 나가면서 ‘인플레이션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채(liability)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답변 대신 “아니. 큰 자산이지. 더 많은 인플레이션? 멍청한 개XX 같으니”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나 마이크가 작동되고 있던 중이라 욕설은 그대로 생중계 방송을 탔고 미 CNN 등이 해프닝으로 보도했다.

폭스뉴스 백악관 출입기자인 두시 기자는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질의응답 순서에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하루 전 토크쇼에서 밝힌 미확인비행현상(UAPㆍ미군이 UFO 대신 쓰는 용어) 발언 관련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왜 나라를 왼쪽으로 몰고 가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두시 기자는 이날 소동 후 폭스뉴스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이 (욕설 소동 후) 한 시간도 안 돼 전화를 해 ‘개인적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기자에게 욕설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 당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왜 푸틴이 먼저 움직이도록 기다리고 있느냐"라는 다른 폭스뉴스 기자 질문에도 헛웃음을 지으며 “이런 멍청한 질문이 있냐”라고 답한 적이 있다. 평소 폭스뉴스에 갖고 있는 불편한 감정을 여러 자리에서 쏟아낸 것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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