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이후 50년 만에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열린 아프리카네이션스컵(AFCON)에 인파가 몰리면서 최소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24일(현지시간) 카메룬 수도 야운데의 올렘베 구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홈팀 카메룬과 코모로 간 AFCON 16강전을 압두고 관중들이 경기장에 먼저 입장하려다 입구에서 몸싸움이 발생했고, 구경꾼 수백 명이 서로 뒤엉키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카메룬 보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로 30대 여성 2명과 30대 남성 4명, 어린이 1명 및 가족이 시신을 인수한 1명 등 총 8명이 숨졌고, 중상자 2명을 포함해 40명 이상이 부상했다.
무료 입장이 참사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애초 카메룬 축구협회는 AFCON 기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 6만 명 수용 규모인 올렘베 구장에 정원의 60%(3만6,000명)까지 입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홈팀 카메룬의 경기임을 감안해 수용 인원을 80%(4만8,000명)까지 늘렸다. 여기에 최근 경기에서 관중 입장률이 낮다며 경기장 무료 입장을 허용하고 교통편까지 제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5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자 구장 출입문을 닫은 것이 참사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즉각 부상자들을 수용한 병원에 사무총장을 파견해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CAF 소식통은 프랑스24에 “25일 오전 중 대회 조직위원회와 CAF가 위기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카메룬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마나우다 말라치에 카메룬 보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상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병원을 방문한 사진을 게시하면서 최고의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사고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어 참사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르몽드는 카메룬 국영 CRTV 방송을 인용해 “사고 발생 후 교통 정체 탓에 환자들의 이송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한편 압사 사고에도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카메룬이 코모로를 2대 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