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 모터스포츠에 열정적이고 ‘진심’인 브랜드다.
실제 페라리의 역사에 있어 ‘모터스포츠의 역사’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며 심지어 ‘모터스포츠를 위해 브랜드가 운영된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최근 브랜드 역사의 특별한 기억, 장면을 남긴 ‘레이스카’를 재해석하는 ‘아이코나(ICONA)’ 디비전 역시 이러한 흐름의 ‘단서’와 같다.
이런 가운데 페라리가 ‘미국 모터스포츠 무대’ 정상에 오른 역사의 주인공을 새롭게 다듬은 세 번째 아이코나 모델을 선보이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페라리 데이토나 SP3(Ferrari Daytona SP3)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과연 페라이의 새로운 아이코나, ‘데이토나 SP3’는 어떤 차량일까?
미국 무대를 정복한 페라리 330 P4
페라리 데이토나 SP3 이전에 데뷔한 ‘아이코나’ 모델은 모두 페라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몬자(Monza)’의 이름을 부여 받았다. 하지만 이번의 데이토나 SP3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미국’의 지명을 차용했다.
유럽에서의 모터스포츠 활동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페라리의 미국 내 활동은 사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967년, 페라리는 330 P4를 데이토나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투입했다. 그리고 그 결과 세대의 330 P4가 트리플 포디엄을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 모습은 마치 1966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포드가 포디엄을 지배한 것을 통쾌하게 복수하는 ‘유럽 모터스포츠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 같았다.
330 P4의 디자인 기조, 그리고 기술을 담다
페라리의 디자이너들은 전설적인 레이스카, 330 P4을 새롭게 재해석해 데이토나 SP3를 그려냈다. 실제 데이토나 SP3는 낮은 보닛과 곡선의 휠하우스가 돌출된 330 P4의 구조를 그대로 담아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기존 330 P4에서는 느낄 수 없던 거대한 프론트 그릴, 그리고 카나드를 적용한 바디킷을 적용하고, 차체 구조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공기역학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다가 ‘과거의 레이스카’에 대한 헌사를 담기 위해 최신의 액티브 에어로 솔루션을 과감히 배제했다. 페라리는 데이토나 SP3에는 ‘패시브 에어로 솔루션’이 적용되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을 보다 명확히 구현하기 위해 F1 레이스카에서나 볼법한 바지 보드 형태의 구조를 구현했고 차체 패널이 마치 거대한 윙렛처럼 구성되었다. 통상적으로 레이스카의 경우 거대한 리어 윙 스포일러를 탑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데이토나 SP3에는 리어 윙 스포일러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330 P4의 디자인을 반영한 것으로 ‘패시브 에어로 솔루션’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버블 타입의 캐노피를 얹었고, 손쉽게 탈거가 가능한 톱을 얹어 ‘타르가’ 타입의 구성을 제시한다. 이와 더불어 차체의 후면에는 가로의 디테일이 적용되었고 거대한 듀얼 머플러 팁을 통해 고성능 차량의 감성을 살렸다.
현재의 기술로 그려낸 데이토나 SP3
현대의 감성으로 330 P4를 재해석하고 과거의 레이스카의 요소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데이토나 SP3. 하지만 실내 공간은 그 어떤 차량보다 현대적이고 최신의 기술이 적극적으로 담아낸 모습이다.
실제 데이토나 SP3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차량의 다양한 주행 정보 및 차량 정보를 제시하며 다채로운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에는 버튼을 배제한 터치 패널을 더해 기술적 가치를 보다 명확히 드러냈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 및 센터 터널 역시 깔끔히 다듬어내 시각적인 감각을 한층 높였다.
최적의 공간을 구현한 콕핏 앞에는 푸른색의 시트를 얹어 운전자를 보다 견고히 고정해 최적의 드라이빙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시트 구조는 두 개의 시트가 마치 하나의 요소처럼 구성되어 ‘레이스카의 비좁은 시트 구성’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모터스포츠의 DNA를 부여 받은 차량인 만큼 시트의 형태는 물론이고 시트 벨트 등에 있어서도 고성능 레이스카를 떠올리게 한다. 대신 간단히 루프 패널이 제거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오픈 톱 에어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보다 강력한 V12 엔진을 품은 데이토나 SP3
페라리는 최근 V12 엔진을 더욱 견고히 다듬은 812 콤페타치오네(812 Competizione)를 선보였다.
812 콤페타치오네는 고성능 페라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뿐 아니라 페라리의 조율 능력을 보다 명확히 드러냈다. 그러나 데이토나 SP3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강력한 V12 엔진을 마련, 모터스포츠 무대의 전설을 보다 화려하게 그려낸다.
실제 데이토나 SP3는 새로운 부품과 구조, 그리고 소재는 물론 작동 방식의 개선 등을 거쳐 V12 엔진은 더욱 강력히 다듬었다. 이를 통해 데이토나 SP3는 840마력과 71.1kg.m라는 폭발적인 토크를 구현해 양산 페라리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강력하게 다듬어진 엔진에는 스포츠카의 기본적인 레이아웃이자 클래식한 ‘레이스카의 감각’을 보다 선명히 드러내는 미드십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적용해 더욱 극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데이토나 SP3는 정지 상태에서 단 2.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0km/h까지도 단 7.4초를 요구한다. 더불어 전용의 배기 시스템을 통해 보다 강렬한 배기 사운드를 과시한다.
더불어 강력한 성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과 페라리의 최신 서스펜션 및 차체 조율 능력 등이 더해져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데이토나 SP3는 500대 가량이 한정 생산될 예정이며 판매 가격은 200만 유로(한화 약 27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