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특사에 유은혜 부총리 부상... 靑 "아직은 미정"

입력
2022.01.23 22:00
중국도 평창올림픽에 부총리급 파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다음 달 개막하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로 보내는 방안을 청와대가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특사)’ 성격이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는 방안을 고심했지만, 북한의 참석이 불발되며 선택지에서 배제했다.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정부 대표단을 참석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다만 누구를 보낼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얼마나 '성의'를 보이는지에 주목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하는 만큼, 정부에선 김부겸 국무총리의 참석을 우선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영국, 호주,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이 외교적 보이콧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만큼, 총리 파견은 다소 과하다는 현실론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총리는 외교 무대에서 ‘국가 정상급’으로 인식된다.

중국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정 부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을, 폐막식에는 류옌둥 부총리를 보낸 점도 정부가 고려하는 지점이다. 부총리급 이상의 인사를 보냈다가는 중국에 과하게 예를 표했다는 '과공' 논란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행사인 점을 감안하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보내는 것도 검토 가능한 대안이다. 다만 한중 관계의 정치적, 경제적 특수성에 비해 장관급은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유 부총리가 특사 후보군으로 부상한 것은 총리 특사와 장관 특사 사이에서 청와대가 일종의 절충안을 찾은 결과로 해석된다. 유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라 정치적 무게감도 상당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정부 대표단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반응 등을 지켜본 뒤 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특사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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