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을 비판했다. 김지은씨도 "사과를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심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김지은씨와 비공개 면담을 했다. 김건희씨가 “안희정이 불쌍하다” “돈을 안 챙겨주니 미투가 터지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MBC '스트레이트'에서 방송된 지 5일 만이다. 심 후보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고 한다.
심 후보는 이 자리에서 김지은씨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는 "안 전 지사의 권력형 성폭력은 사법적으로도 이미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며 "정치 영역에서는 여전히 국면이 한 단계 전환되지 못한 채 이렇게 또 결과적으로 아픈 상처를 헤집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그게 늘 부족하다는 생각에 죄송스럽다"고도 덧붙였다.
김건희씨 발언에 대해선 "대법원판결까지 확정된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그 본질을 왜곡하고 있으므로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사적 대화였다고 하더라도, ①윤 후보와 김건희씨가 이미 공적 관심의 영역에 있고 ②그 발언이 광범위한 2차 가해의 씨앗이 된 점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심 후보는 "사건 당시 안희정만 제명하고 무마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 차원에서 어떻게 문제를 성찰하고 재발을 방지할 것인지를 책임 있게 대책을 내놓고 추진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며 "민주당에서 그 책임을 제대로 이행했다면 이후 오거돈, 박원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지은씨는 "(김건희씨가) 여전히 사과해주시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의 용기를 꺾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큰 상처가 됐다"며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성범죄자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까지 그렇게 왜곡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한다면 어느 누가 자신의 피해 사건을 고발하고 끝까지 싸우겠나"라고 되물었다. 또 "만일 피해자 인권에 대한 중요성, 윤리의식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방송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내용을 그대로 방송한 MBC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