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2시간 ‘북한’ 언급 안 한 美 바이든... 北 ICBM 발사 재개 경고에도 북한 화두는 없었다

입력
2022.01.20 15:52
바이든 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 진행
회견 시간 맞춰 北, 대미관계 재고 발표
모두발언, 질의응답 때 북한 주제 안 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던 19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 검토를 선언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한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이 시작되던 시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2018년 4월 발표했던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재고한다는 결정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 직전에도 탄도미사일을 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회견을 겨냥해 북미관계 관련 주요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111분간 진행된 회견 중 바이든 대통령 입에서 ‘북한’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미리 준비한 모두발언은 미국 국내 현안 중심으로 짧게 마쳤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주로 미국 정치 관련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교 현안 질의 응답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의 대응 방향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철군 작전 혼란이 살짝 언급된 정도다. 북한이 새해 들어 4차례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지만 워싱턴 시각에서 시급한 외교 현안은 아닌 셈이다.

물론 북한이 실제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재개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도 이를 직접 언급하고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화염과 분노’ 시기처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두고 “북한 행동의 일부는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 뒀다. 18일 북한이 미사일을 또 발사하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개최를 요구해 20일 오후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