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추진하려는 도청 이전 문제가 결국 법정공방으로 확대됐다. 원주시번영회 등이 강원도의 부실한 공론화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이다. 춘천의 시민단체도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임기를 6개월도 남겨 두지 않은 최문순 도정의 마무리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주시번영회는 최근 도청사 이전 신축부지 결정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서를 춘천지법 원주지원에 냈다고 20일 밝혔다. 번영회는 청사 이전과정에서 강원도내 18개 시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런 과정에서 결정한 도청 이전은 강원도지사의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원주는 물론 횡성·평창·영월·정선군 등 5개 시군 번영회 역시 이달 초 "이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는 제안에 답하지 않는다면, 최문순 지사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법적 조치와 지방자치법, 주민투표법에 의한 서명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문순 지사는 이달 4일 봉의산 자락에 자리한 도청사를 춘천 캠프페이지(옛 미군기지)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최 지사는 건축물 노후에 따른 안정성 문제, 춘천시민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이전을 전격 결정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강원도민들 대상으로 한 공론화 절차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지역정가와 일부 사회단체는 "숙의 민주주의가 죽었다"는 표현을 써가며 최 지사와 일부 정치인을 비난했다.
시민단체의 법적대응도 이어질 전망이다. 춘천지역 12개 단체가 참여하는 춘천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는 강원도가 도청 이전절차를 밟으면 '부지 맞교환 등 행정절차를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