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금융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향후 가계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깐깐한 대출 심사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2금융권 역시 가계대출 부실 위험성을 높게 보고 있어, 가계가 체감하는 대출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15로 지난해 4분기(12)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가 높을수록 "대출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은행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며 이자 상환 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은행들은 올 1분기에도 대출 관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가계 일반대출(-41→-6)과 가계 주택대출(-35→0) 모두 직전 분기에 비해 35포인트씩 올랐다. 지수가 대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보합과 마이너스를 기록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심사는 깐깐해질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해 대출액이 급증한 상호금융조합(농협, 새마을금고 등)과 저축은행 같은 비은행 금융기관도 1분기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상호금융조합(-45)과 생명보험사(-24), 상호저축은행(-13) 등의 대출태도지수는 직전 분기에 이어 일제히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이날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의 총대출액은 한 달 전보다 5조3,300억 원 늘면서 역대 최대 증가폭(월간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31일 국내은행 17곳을 포함한 203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