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철강업계가 올해도 실적 행진을 이어갈 거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업계는 업황의 최대 변수로 중국을 꼽는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철강 생산을 줄인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자칫 증산으로 돌아서면 또다시 중국발 '저가공세'에 시달릴 수 있어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 1위 포스코의 올해 연간 매출 추정치(연결기준)는 79조~81조 원(영업이익 8조5,000억~9조 원)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간 매출 76조4,000억 원과 영업이익 9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70조 원대 매출과 9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포스코는 올해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지난해 연간 매출(23조 원)과 영업이익(2조5,000억 원)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걸로 추정되는 현대제철 역시 올해 최대 매출(24조 원) 행진을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현재 업황이 좋기 때문이다. 조선,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전방산업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철강 수요가 늘 걸로 예상되는 데다 3월 대선 이후 새 정부 출범 기대감도 크다. 여야 모두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건설 관련 부양책이 잇따를 걸로 예상돼서다.
다만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내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파란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철강 생산을 줄이는 정책을 폈다. 이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지난해 철강생산량(19억5,300만 톤 추산)은 1년 전보다 2.8% 줄며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다시 철강 생산을 늘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메리츠증권 문경원 연구원은 "과거에도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철강 등 부동산 연관 산업 규모를 키운 적이 있다"며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하는 올 2분기 이후에도 감산을 유지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려와 달리 중국의 감산 기조가 이어진다면 국내 업계는 적잖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철강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중국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