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수용자가 검사실에서 외부인과 수차례 통화할 수 있게 한 현직 부장검사가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검찰 직원과 사건관계인들에게 폭언을 일삼아온 검사와 택시기사를 폭행한 검사들도 무더기 징계 처분을 받았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대구지검 소속 김모 부장검사는 2018년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검사실에서 수용자가 외부인인 지인과 6차례에 걸쳐 사적으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방치한 사유로 견책 징계를 받았다. 견책은 가장 낮은 수준의 경징계다.
앞서 독립언론 뉴스타파 등은 김 부장검사가 2016~2018년 서울중앙지검 근무 중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김성훈 전 IDS홀딩스 대표 등 수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김 전 대표는 1조 원대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투자사기 사건으로 구속돼 2017년 12월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검찰 직원과 사건관계인 등에게 폭언을 해온 검사에게는 정직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인천지검 이모 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신입 검사, 검사실 소속 수사관·실무관, 경찰관 및 사건관계인 등을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을 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음주운전을 한 검사도 징계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김모 검사는 2020년 9월 새벽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83% 상태로 약 2㎞ 구간을 운전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2020년 8월 새벽 술 취해 택시 타고 귀가하던 중 운전자를 폭행한 인천지검 부천지청 이모 검사에게는 감봉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검사징계법은 검사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했을 때, 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때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징계 종류는 중징계인 해임부터 면직, 정직, 감봉, 견책 순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