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발길 뜸해진 대형마트의 '체험형 매장'...○○○까지 생겼다

입력
2022.01.12 19:03
홈플러스 인천논현점, 레스토랑 자리에 수영장
현대차 '캐스퍼' 쇼룸도 입점
주차장 활용 모색할 모빌리티 부서 신설도

코로나19와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고객이 줄어든 대형마트들이 모객을 위한 '체험형 공간'을 강화하고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을 노린 테넌트(임대 매장)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로 폐점한 레스토랑 자리에 어린이용 수영장까지 들어왔다.

12일 홈플러스는 장기간 공실이었던 인천논현점 지하 2층에 500㎡(150여 평) 규모의 어린이 수영장 '엔젤크루 키즈 스위밍'이 입점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간에서는 대형 샤브샤브 뷔페 레스토랑이 영업을 하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9월 문을 닫았다. 이후 홈플러스는 어린이 수영장 업체를 유치했고, 8개월간의 장기간 공사 끝에 수영장이 문을 열었다.

홈플러스는 인천논현점이 인천남동공단과 소래포구 사이 대규모 주거지에 있고 상권 내 어린이 수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수영장이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고객이 마트로 오게 만들어야 하고 오면 오랫동안 머무르게 해야 한다"며 "부모가 쇼핑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1, 2시간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수영장과 같은 키즈 콘텐츠가 체험형 매장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키즈 콘텐츠는 대형마트 체험형 매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경남 창원시의 홈플러스 마산점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1월 키즈카페가 문을 닫은 후 1년간 비어있다가 지난 1일 새로운 키즈카페가 문을 열기도 했다.

2020년 '이마트 체험형 매장 1호점'으로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월계점 역시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 레고스토어, 747㎡(226평) 규모의 바운스트램폴린까지 키즈 놀이터를 강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리뉴얼 이후 이마트 월계점 매출이 1위까지 올라갔고 올해도 10여개 점 이상에서 체험형 테넌트를 앞세운 리뉴얼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의 체험형 매장으로 모빌리티 콘텐츠도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 쇼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부터 △부천상동점 △간석점 △김해점 △전주효자점 △부산 아시아드점까지 5개 점포에 캐스퍼 쇼룸을 입점시켜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캐스퍼는 온라인에서만 판매가 가능하고 대리점 영업이 불가능해 쇼룸을 운영하려는 현대차의 필요와 맞아떨어졌다”며 “지난해 사내에 모빌리티 담당부서를 신설해 주차장 활용 등 자체적인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