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 송전탑 1개도 못 꽂는다"… 대책위 강경 투쟁 예고

입력
2022.01.12 14:00
한전 입지선정위원회 앞두고 성명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백지화"

동해안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 등지로 공급하기 위한 고압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홍천군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전력은 입지선정위원회를 해산하고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가 문제 삼은 사업은 경북 울진에서 경기 가평까지 230㎞ 구간에 500㎸ 고압선로를 연결, 전력을 공급하려는 것이다. 2024년 이후 발전소 3곳이 가동에 들어가면 송전선로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동해안에서 수도권까지 전기를 보내려면 75m 높이의 송전탑 440개가 필요하다.

강원지역에선 홍천군 등 6개 시군이 송전선로 노선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홍천에서만 73개 고압 송전탑이 꽂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민들이 반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전은 13일 모처에서 동해안~신가평 서부구간 제21차 입지선정위원회를 연다. 이 자리에선 송전탑이 지나는 2~5㎞ 영향 반경인 '경과대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과대역을 설정해야 구체적인 송전선로 노선을 결정할 수 있다. 주민들이 입지선정위원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의 명분만 쌓는 입지선정위원회는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입지선정위원회가 한전에 우호적인 인물로 채워져 주민 분열과 갈등을 부추겼다"며 "홍천군 입지선정위원들은 사퇴하고 위원회 실상을 군민 앞에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또 홍천군에도 입지선정위원회 불참을 요구하는 한편 단 한 개의 송전탑도 세울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한전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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