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우울감을 겪거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이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요원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대 여성의 33%가 우울 위험군에 속하고 30대 남성의 22.4%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돼, 30대가 코로나블루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이 같은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 12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복지부가 국민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통해 심리지원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진행해오고 있는 것으로, 19~71세 성인 2,063명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우울 위험군 비율은 18.9%로, 3월(22.8%)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울 점수(총점 27점)도 5.0점으로, 3월(5.7점)에 비해 감소했다. 이 지표들은 2020년 9월(우울 위험군 22.1%·우울 점수 5.9점) 크게 악화된 뒤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3.2%·2.1점) 결과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의 우울점수(6.4점)와 위험군 비율(27.8%)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점수가 가장 낮은 연령대인 60대 이상(4.2점)보다 1.5배 높다. 위험군 비율도 60대(13.8%)의 2배, 50대(16%)의 1.7배 많다. 반면 2020년 5월 조사 이후 우울 점수와 위험군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던 20대는 지난해 6월부터 감소세에 들어서기 시작해 전체 평균 점수 수준까지 떨어졌다. 성별로 보면 우울 평균점수와 위험군 비율 모두 여성(5.7점·23.1%)이 남성(4.4점, 14.9%)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성별과 연령대를 고려하면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7점)와 위험군 비율(3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은 13.6%로, 지난해 3월(16.3%)보다는 2.7%포인트 줄었다. 이는 2020년 3월(9.7%)보다는 40% 증가한 수치고, 2019년(4.6%)과 비교하면 약 2.5배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이 18.3%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7.3%로 뒤를 따랐다. 60대 이상(8.7%) 보다 2배가량 많다. 성별로 보면 남성(13.8%)이 여성(13.4%)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고, 전체 성별과 연령대를 고려하면 30대 남성이 22.4%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1.7점(총점 3점), 불안 4.0점(총점 21점)으로 2020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일상생활을 방해한다고 여기는 정도도 5.0점(총점 10점)으로 집계돼 2020년보다 줄었다. 영역별 방해 정도는는 사회·여가활동(6.2점)이 가장 높았고, 가정 생활 방해(4.5점), 직업 방해(4.3점)가 뒤따랐다.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심리상담 필요도 점수(만점 3점)는 2020년 3월 1.02점에서 1.47점까지 올랐고, 정신과 치료 필요도 점수는 같은 기간 0.81점에서 1.46점까지 올랐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국민 정신건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을 촘촘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