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본색'에 금융시장 '화들짝'…증시 급락하고, 환율은 1200원 돌파

입력
2022.01.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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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기준금리 인상·양적긴축 꺼내든 연준 
3월 금리 인상, 올해 안에 양적긴축 돌입 예상
금융시장 출렁… 1년 반 만에 환율 최고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양적긴축'까지 시사하며 시기와 규모 면에서 긴축의 고삐를 더 바짝 잡아당겼다.

연준의 강한 매파적 성향이 드러나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이 약 1년 반 만에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은 하루종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리 인상·양적긴축' 쌍끌이 긴축 예고한 연준

5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준 인사들은 양적긴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로도 불리는 양적긴축은 연준이 시장에서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도 이에 재투자하지 않는 것을 뜻해,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로 연결된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들은 첫 기준금리 인상 후 일정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적긴축의 시작 시점도 간접적으로 언급됐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시점이 위원회가 이전(2015년)에 했던 것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가까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2015년 양적완화 이후 첫 금리 인상에 나섰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대차대조표 축소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번에 연준은 3월로 예정된 금리 인상에 이어서 곧바로 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에 가속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68.3%까지 치솟았다. 한 달 전(30.5%)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연준이 3월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것은 올해 여름 이전에 양적긴축이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연준 매파 발톱 드러내자, 글로벌 증시 출렁

연준이 예상보다 강한 긴축 행보를 예고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회의록 공개 이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7%대까지 치솟았고,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88%) △대만 가권(-0.71%) △중국 상하이종합(-0.25%) 등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국내 금융 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3% 떨어진 2,920.53으로 내려앉았고, 코스닥은 2.9% 떨어진 980.41로 마감해 ‘천스닥’이 붕괴됐다. 특히 미국채 금리 상승영향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은 1,201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종가 기준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 24일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강달러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겨 향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이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순 있어도, 연준이 막상 긴축에 돌입하면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5~20원가량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과거 양적긴축 사례를 고려하면 3월 이후에는 달러 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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