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취하기는 이르다. 지지율 45%까지 내달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3일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수 조사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의 우위 구도를 확인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마음을 놓을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자중지란에 빠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이 전열을 재정비하는 사이, 이 후보는 정책 행보와 원팀 구축으로 설 전까지 지지율을 45%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만 잘하면 된다"며 "지금부터는 단 1점이라도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는 '대세론 굳히기'를 목표로 전략 수정에 착수했다. ①상대후보의 약점을 들추는 네거티브 공세보다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는 포지티브 경쟁에 집중하고 ②야권 결집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이 이 후보의 득점보다 윤 후보의 실점에 따른 측면이 크다고 보고, 앞으로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대통령다운 모습'을 부각해 스스로 득점을 쌓아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4일 신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월 한 달을 이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기간으로 삼는다. 이 후보는 회견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저성장과 양극화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는 6일에는 이재명 정부의 메가 경제공약인 '이재노믹스'도 발표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수도권 공급 부지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관련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며 "주중 젠더 공약도 제시하는 등 '1일 1정책'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탈당자들에 대한 일괄 복당 신청을 받기 시작하는 등 내부적으로 '원팀'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야권에 대해서는 최대한 무관심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세웠다. 국민의힘이 자멸하고 있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공세에 나설 경우 오히려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 안팎에서 선거 연대나 연정 가능성이 제기됐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거론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와 선거 연대 가능성을 거론할수록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만 키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총구를 들이대는 대신 경선 경쟁후보들과 함께 한 일정으로 '원팀' 모양새를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대비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속내다. 이 후보는 4일 후원회장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함께 후원회 출범식을 열고, 5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