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새해 첫 경기에서 골 같은 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번 시즌 리그 3호 도움이다.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 갔다. 리그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왓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천금 같은 도움으로 승리를 만들어 냈다. 왓포드의 물 샐 틈 없는 수비에 경기를 쉽게 풀어 가지 못했던 토트넘은 0-0으로 전후반 90분을 모두 보냈다. 하지만 손흥민은 추가시간 4분을 지나던 시점에 극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팀 박스 왼쪽 사이드에서 혼자 수비수 두 명을 제치다가 파울을 당해 넘어지며 프리킥을 얻어 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골문을 직접 노리는 듯한 좋은 궤적의 프리킥을 날렸고, 상대 골키퍼 앞에 있던 다빈손 산체스가 공의 방향을 바꿔 놓으며 더 완벽한 골을 만들었다. 허탈한 표정을 짓던 상대 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이런 실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1점을 부여했다. BBC, 스카이스포츠, 풋볼런던 등 영국 언론들도 7점 이상을 주며 호평했다. 손흥민의 올 시즌 EPL 공격포인트는 8골 3도움으로 늘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를 포함하면 9골 4도움이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콘테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 행진을 이어 가며 리그 6위에 올랐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는 데 필요한 4위권도 눈앞이다. 현재 4위인 아스널과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아직 3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상위권 진출이 가능하다.
'콘테호'가 후반기 다크호스로 등장하면서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움직임에 대한 축구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의 상위권 도약을 위해선 선수 영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그가 원하는 선수 명단 등을 구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콘테 감독은 왓포드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어떤 선수가 우리 팀 전력에 맞고 맞지 않는지 판단을 내렸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확실한 계획이 있다"며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 레비 회장과의 회의에서 스쿼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의 영입 0순위로 6월 AC밀란과 계약이 만료되는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가 언급되고 있다. 케시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토트넘에 있던 시절처럼 토트넘의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