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11회 대구한국일보 효콘서트가 대구 엑스코 5층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매년 어버이날을 전후해 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3번이나 공연일을 미룬 끝에 2021년의 마지막 날 '효콘서트'를 겸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송년회'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공연장 입구 체온 측정을 비롯해 마스크 착용, 손 소독, 간격 띄어 앉기 등의 일반적인 방역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실내 대기와 사물의 표면에 붙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을 멸균하는 것으로 알려진 UVC 플라즈마를 설치했다. 최대 230㎡(70평) 공간의 멸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80인치 크기의 UVC 플라즈마 방역기를 총 5대나 설치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오프닝 공연은 흥겨운 라인댄스가 맡았다. 이후 어린이 합창단 '행복을 부르는 아이들'이 무대에 올라 '어머님 은혜'와 '어머니 마음'을 합창해 관객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물했다.
잔잔한 감동을 전한 합창 공연이 끝난 뒤 흥의 무대가 시작됐다. '장구의 신' 박서진의 공연이었다. 박서진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국가대표 와이프' OST를 비롯해 '엄마의 노래' '아버지의 바다' '흥해라' 등 본인의 히트곡을 열창했다. 예의 그 신들린 듯한 장구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깨춤으로 호응했다.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따라 떼창이나 환호는 없었지만 절제된 몸짓만으로도 관객들의 넘치는 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열정의 무대 뒤 '한국시터치예술협회(회장 제니스 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역 문화예술단체인 한국시터치예술협회회원들이 연출한 시낭송과 군무, 만담, 꽃자리예술단의 공연 은 전문 연예인 못지 않은 수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대구 북구 태전동에서 온 김경숙(여·53)씨는 "오프닝 때 '이 공연을 바칩니다'는 시낭송 내레이션을 듣고 부모님생각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특히 공연 중간에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라는 시가 낭송 될 때는 저뿐 아니라 관객 상당수가 눈가를 훔치는 것을 보았다"면서 "가수들의 노래도 노래지만 시낭송 등 알찬 내용이 감동의 깊이를 더한 효콘서트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터치예술협회가 펼친 퍼포먼스가 특히 뛰어났다. 서울에서 내려온 연예인들인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서정적인 공연 이후 세계 최고의 비보이팀 '진조크루'가 등장해 다시 흥을 끌어올렸다. 처음 초청할 때만 해도 효콘서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현재 효콘서트의 단골 손님이자 가장 큰 반응이 흘러나오는 무대로 자리 잡았다.
이어 '트롯계의 아이돌' 신유가 등장했다. 신유는 '일소일소일노일노'를 비롯해 트롯 팬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준 '잠자는 공주'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시계바늘'을 불러 코로나19로 지친 어르신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신유의 명품 공연 이후 전 출연진이 함께 무대로 나와 '석별의 정'을 부르며 어르신들과 함께 지는 한해의 아쉬움을 달랬다.
관객 중 다수가 일반 효콘서트와는 달리 다양한 퍼포먼스로 알찬 내용으로 흥미와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온 나정순(여·75)씨는 "효콘서트가 거듭 연기되는 바람에 제주도에서 대구까지 3번이나 헛걸음을 한 끝에 드디어 오늘 공연을 봤다"면서 "박서진 공연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나더라.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동에서 온 김민지(여·59)씨는 "신유가 부른 '잠자는 공주' 중 '앵두빛 고운 두 볼에'하는 구절에 반해서 14년째 열혈팬이다"면서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서 이런 공연장 공연을 더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1시와 4시, 7시, 3회에 걸쳐 진행됐다. 2019년까지 2회 공연을 진행했으나 좌석 띄워 앉기를 비롯한 방역 절차 준수를 위해 3회로 횟수를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