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연희동 자택, 이순자로 명의 돌려야"… 검찰 추징 위해 소송

입력
2021.12.30 22:25
검찰, 소유권 이전되면 추징 집행할 듯

검찰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부인 이순자씨를 상대로 서울 연희동 자택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진승)는 지난 10월 12일 서울서부지법에 전씨의 옛 비서관 이택수씨와 아들 전재국씨 등 11명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냈다.

검찰은 연희동 본채와 정원은 전씨의 차명재산이므로 이를 실소유자였던 전씨 앞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본채 명의는 이순자씨, 정원 명의는 이택수씨로 돼 있다. 검찰은 이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전씨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추징금 956억 원을 납부하지 않은 채 지난달 사망했다.

대법원은 올해 4월 연희동 본채와 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류가 위법하다는 서울고법 판결을 확정했다. 전씨가 대통령 취임 전에 취득한 재산이라 공무원범죄몰수법상 몰수 대상인 '불법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전씨의 며느리 이윤혜씨 명의의 별채는 전씨가 뇌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매수한 것이라며 검찰의 압류 조치를 인정했다.

전씨는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 원이 확정됐다. 검찰은 전체 추징금의 57%인 1,249억 원을 환수했지만, 전씨가 사망해 나머지 금액은 추징하기 어려워졌다. 형사소송법상 납부 의무자 명의 재산이 추징 대상이라 당사자가 사망하면 추징 절차가 중단된다.

신지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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