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서 못 뽑았다"... '미충원 인원' 10년 만에 최다

입력
2021.12.29 19:30
미충원 사유 1위 '근로조건, 구직자 기대와 안 맞아'

올해 3분기 기업들이 뽑으려 계획했지만 채우지 못한 '미충원 인력'이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구인 인원과 실제 채용 인원의 차이를 가리키는 미충원 인원이 11만4,000명이다. 기업의 구인에도 불구하고 채용하지 못해 빈자리로 남은 숫자다.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76.9% 증가한 수치다. 2011년 3분기(12만5,000명) 이후 가장 높다. 미충원율을 기준으로 가장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은 운수 및 창고업(53.7%)이고, 제조업(23.2%)과 정보통신업(18.3%), 광업(17.2%) 순으로 조사됐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이유는 '임금 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가 23.3%로 가장 많았다. 그 월급에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구직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필요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가 21.3%로 바로 뒤를 이었다.

미충원 인원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오미크론 확산 등 변수가 있어 채용 확대 기조 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국내 5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목표한 채용 인원이 39만6,000명이다. 지난해 동기 14만3,000명보다 56.4% 늘어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조사가 이뤄진 때가 10, 11월이라 오미크론 확산 전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던 시점이다.

한편, 지난달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되면서 불황이던 업종의 종사자가 소폭 증가했다. 숙박·음식점 종사자가 111만7,000명으로 22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는 1,906만2,000명으로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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