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 중인 중국의 샤오미가 국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 갤럭시 등의 막강한 존재감으로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려온 한국에서 샤오미는 중저가 제품을 무기로 LG폰의 빈자리를 적극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는 국내 첫 공식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인 ‘샤오미 라이트 스토어’ 1호점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5층에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 매장에서는 스마트폰 ‘레드미 10’을 포함해 ‘샤오미 스마트 밴드6’, ‘샤오미 레드미 워치2 라이트’, ‘샤오미 레드미 버즈3 시리즈’, ‘샤오미 패드5’, '샤오미 무선 진공청소기 G10’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된다.
샤오미는 2018년 국내 진출 이후 온라인으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스마트폰, 태블릿은 물론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 등 생활가전과 보조배터리, 스마트밴드 같은 스마트 기기까지 150종 이상 제품을 판매하며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제 국내 진출 3년 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샤오미의 시장 확대 전략과 일치한다. 샤오미는 '온라인 온리' 전략으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점차 확대한 뒤,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보다 손쉽게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
실제 샤오미는 2016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진출 이후, 이런 전략으로 3년 만에 삼성전자를 꺾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출하량 1,120만 대를 기록, 점유율 24%로 1위를 수성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9%로 2위에 머물렀다.
인도를 시작으로 샤오미는 유럽, 러시아, 중남미에서 삼성전자를 무섭게 쫓고 있다. 모두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켜 온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지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에 올랐다. 2분기 중남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7.3%로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이 1년 만에 5.2%포인트 빠졌다. 반면 샤오미는 전년 대비 6.5%포인트 증가한 11.4%로 성장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경쟁에 부담을 느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도 한몫했다.
하지만 지난 8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면서 샤오미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샤오미는 국내에서 프리미엄 제품 대신 20만~30만 원대 중저가 제품만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제품을 쓰던 고객은 삼성과 애플 중 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 스마트폰 브랜드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샤오미가 중국폰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얼마나 활약할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