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지난 작품들, 내 연기의 원동력" (인터뷰)

입력
2022.01.01 10:58

배우 김혜윤이 퓨전 사극이라는 어려운 도전을 무탈하게 마무리지었다. 제한적인 배경에서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었지만 꾸준한 연구 끝에 김혜윤표 '조이'를 완성했다.

지난 2020년 JTBC '스카이캐슬'를 통해 김혜윤은 '대세 라이징스타'로 거듭났다. 파급력과 화제성이 높았지만 그만큼 이미지가 고착화됐고 김혜윤의 차기작들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우려 속에서 김혜윤은 자신만의 길을 계속 걷는 중이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후 tvN '어사와 조이'까지 계속 새로운 분위기를 입은 김혜윤이다.

'어사와 조이'는 엉겁결에 어사가 돼 버린 허우대만 멀쩡한 미식가 도령 라이언(옥택연)과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기별 부인 김조이(김혜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유종선 PD는 '어사와 조이'를 "굉장히 자유롭고 새로운 사극"라 표현했다. 극중 김혜윤은 조선시대에서 이혼을 외치는 현실주의자 김조이로 분했다. 여자지만 관직에 나가고 싶다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이처럼 독특하고 통통 튀는 인물이 김혜윤을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김혜윤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품 속 가졌던 고민과 종영 소감을 전했다.

미혼인 김혜윤은 기별부인(이혼한 여성)이라는 설정은 어떻게 풀어냈을까. 김혜윤은 레퍼런스 없이 조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 초반 조이의 당찬 모습이 자칫 못된 캐릭터처럼 보일까 봐 걱정도 있었다. 일각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극중 캐릭터의 당찬 모습, 배울 점으로 느껴

김혜윤은 전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 만화 '능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짧게나마 사극을 소화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선 보다 길게 사극의 재미를 알게 됐다. 김혜윤이 느낀 사극의 매력은 '간접 경험'이다. 그 시대에 사는 듯한 경험이 새로움으로 남았다. 또 외래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 우리말로 대화를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단다.

김혜윤은 앞서 '어사와 조이' 제작발표회에서 대중에게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여전히 스스로에게 불만족스러운 편이다. 당차고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할 줄 아는 능동적인 성격인 조이에게 많은 점을 느끼고 성장했다. 이에 김혜윤은 "조이는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다. 명랑한 모습이 저랑 닮은 듯하지만 때로는 너무 밝아서 힘들 때도 있었다.(웃음) 그래도 조이의 당찬 모습은 배울 점"이라 짚었다.


지난 출연작 속 내 모습이 연기의 원동력

현대 인물스러운 면과 그 시대의 인물이라는 배경을 잘 어우르는 게 어려운 숙제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함께 호흡했던 옥택연에게 의지하며 좋은 케미스트리를 완성시켰다.

지난 수년간 쉼 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중이다. '스카이캐슬'부터 '어하루' '어사와 조이' '설강화' '미드나이트' '불도저에 탄 소녀' 등. 끊임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연기적으로 힘들 때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비결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출연작들을 보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또 다른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와 지금, 여전히 연기하는 걸 좋아해

김혜윤은 지난 2013년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했다. 데뷔 당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을 묻자 "지금이랑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기처럼 앳된 모습이 사라진 것 같다. 지금은 조금 더 성숙한 외모라고 할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건 연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점"이라 답했다.

최근 배우들의 연출작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혜윤 역시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쓴 스릴러 장르 단편 영화를 연출했다. 다만 아직까진 연출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김혜윤은 연기에 매진하는 중이라 선을 그었다.

2021년은 김혜윤에게 어떤 한 해였을까. 그는 "1년 동안 연기만 했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지만,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도 해야 한다. 어떤 배역을 맡든 열심히 해서 잘 소화하고 싶다. 전 작품보다 성숙한 모습의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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