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 전야 미사 집전..."낮은 곳에 예수 계셨다"

입력
2021.12.25 09:55
코로나19 확산 속 소규모로 열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낮은 곳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사는 성직자와 외교단, 평신도 등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거행됐다. 약 2만 명이 운집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찬송가 '노엘'을 부르며 성베드로 성당에 들어섰다. 교황은 집전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한 쪽 폐가 없는데다 지난 7월에는 결장협착증 수술까지 받아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강론에서 "낮은 곳, 바로 그곳이 주님이 계신 곳"이라며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주님은 위대하게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대신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이로 스스로 낮췄다"고 했다.

이어 "낮음은 예수께서 우리 가까이로 스스로를 이끈 길이고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우리를 구원하며 우리를 진정으로 중요한 것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속적인 위대함을 좇으려는 우리 인간은 성탄절을 맞아 하느님의 이러한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티칸 시국이 위치한 이탈리아는 이번 성탄절 기간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바티칸도 오미크론변이에 맞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바티칸 국무장관은 23일 모든 바티칸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날 미사 역시 집전자인 교황을 제외하고는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의자는 1m 간격을 두고 놓여 졌다.

교황은 성탄절인 25일 오전 성탄 미사를 집전한 뒤 정오에는 성베드로 대성전 2층 중앙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 발표한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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