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 만들겠다”

입력
2021.12.24 09:28
스튜디오 모벰버 조병희 감독

BTS, 트와이스 등 뮤직비디오 통해 인정

‘시네마토그라피를 통해 표현하는 미장센의 아름다움’ 구현

계원에술대학교 영상다지인과 강의 통해 후진 양성

최근 K-드라마, K-팝 등 한류 열풍이 문화 콘텐츠와 결합되면서 새롭게 진화되고 있다. 소비재 영역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융합된 새로운 문화 산업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 영상 콘텐츠는 세계적인 OTT 시장 활성화로 한층 더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BTS, 트와이스 등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들의 인기와 함께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지는 BTS, 트와이스, 다이나믹듀오, 유키스, 플로우식, 자이언티 등 대표적인 한류 아티스트들과 뮤직비디오, 광고 등의 작업을 함께 하며 주목 받고 있는 스튜디오 모벰버 조병희 감독을 만나 문화 콘텐츠의 오늘과 내일을 가늠해 보았다.

Q. 작업을 하면서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두나?

A. 모든 작업의 모토는 ‘시네마토그라피를 통해 표현하는 미장센의 아름다움’이다. 한가지 장르를 꼽기 보다는 각 분야에서 각각의 성향에 맞는 작업을 최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뮤직비디오의 경우, 다양한 작업 의뢰가 들어온다. 그중에는 아이돌 댄스 뮤직비디오, 발라드, 밴드, 힙합 등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음악을 편식 없이 듣기 위해 노력하고 이러한 음악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BTS 공연 VCR 영상을 작업 했을 때는 BTS의 팬클럽 아미가 되어보기도 하고, 이별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촬영 할 때는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려 콘티를 짜기도 한다. 모든 작업 중에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Q. 대표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A. 창작자는 작업할 때 스스로 즐기느냐, 즐기지 못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곧 작품에의 간섭, 창작자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 광고나 바이럴 작업의 경우 클라이언트의 간섭이 더 심한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뮤직비디오의 경우는 광고에 비해 작업의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꼭 스스로 대표작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일모직 ‘KUHO’의 패션필름 작업을 이야기 하고 싶다. 보통 광고 작업은 클라이언트의 간섭이 심한편이긴 하지만 KUHO와의 작업은 클라이언트가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준 케이스다. 작업의 자유도가 높았던 작업으로 기억한다.

작업 당시 국내 최초로 하이앤드 영상카메라의 레졸루션으로 지면광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해외 보그에서 작업한 ‘걸스온필름’을 보고 영상과 지면을 동시에 구현 가능하냐는 의뢰였다.

테크니컬적으로도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미장센적 자유도와 국내에서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컨셉을 시도해 본 작업으로 의미가 있었다. 이것이 인연이 돼서 첫 시즌 이후 총 6시즌을 작업했다.

Q. 최근 마무리 된 작업이 있다면?

A.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제야의 종 행사를 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 타종식과 축하공연은 사전녹화로 진행했는데, 이 역시 나만의 스타일을 녹여서 작업해 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축하공연의 경우 올해 가장 핫 했던 스우파 팀이 함께 해 주었다. 보신각 안에서 뮤직비디오 세팅을 구현해서 멋진 퍼포먼스 영상을 제작 중이다.

Q. 영상 콘텐츠 직업을 선택한 배경은?

A. 아주 어렸을 때부터 팝, 영화, 뮤직비디오, 미술, 사진 등 대중매체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팝 음악과 영화를 즐기셨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진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뮤직비디오와 미술이었다. 고등학교 때 입시미술로 시각디자인과 진학을 계획 하던 중 ‘영상디자인과’라는 말이 너무 끌려서 그렇다면 영상과 미술을 동시에 할 수 있겠다 싶어 영상디자인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도 현업에서 활동 중이던 많은 선후배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Q. 후학 양성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A. 현재 모교인 계원에술대학교 영상다지인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매해 학생들의 작품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점은 영상 제작의 워크플로우가 간소화되고, 영상매체의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학생들의 기량도 빠르게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영상 강의를 올리는 유튜버, 유료로 진행하고 있는 강의 플렛폼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량이 급격히 많아졌고, 이에 따라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해 주고 싶은 무언가는 항상 존재한다. 현업에 있는 선배로서 영상 제작의 테크니컬, 미장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에티튜드, 공동작업의 노하우, 사회생활의 팁 등 학교에서의 교육 과정으로 다뤄지지 않는 부분들도 꼭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Q. 앞으로 계획은?

A. 작년과 올해 홍콩에 있는 주한홍콩문화원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에 영상 작가로 참여했다. 개인 작품을 출품한 전시였는데 그동안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아 제작하는 영상과 달리, 개인적으로 구현 하고 싶은 미장센을 구현한 작업이었다.

앞으로도 개인 작업도 꾸준히 해 갈 예정이다. 그동안 모아놓은 아카이브를 전시할 기회가 생긴다면 영상 작가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Q.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콘텐츠의 전성시대다. K-팝, OTT 등 많은 분야의 콘텐츠들이 국내를 넘어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그만큼 영상 콘텐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상민 기자 ani0819@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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