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회사에서 '셀프 프로모션' 하라"

입력
2021.12.23 17:43
한승희 글로벌리더십컨설팅 대표 인터뷰

편집자주

한국일보 ‘허스토리’는 젠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뉴스레터입니다. '허스토리'가 인터뷰 시리즈 '여자를 돕는 여자들(여.돕.여)'을 시작합니다. 정치·대중문화·창업·커리어·리더십·지역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여성의 영토를 넓혀 나가는 이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담습니다. 이 개척자들의 서사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 더 단단히 연결되려는 취지입니다. 전문은 크라우드펀딩(https://tum.bg/l6H8cX) 후원을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1992년, 첫 입사시험에 합격했다. 국내 회사와 합자한 외국계 기업인데다, 월급도 많이 준다고 해서 졸업을 앞둔 한 대학생은 날아갈 듯 기뻤다. 입사를 준비하던 찰나 회사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신입사원은 내일까지 유니폼을 맞추러 오세요.” 취업과 동시에 잘 빠진 양복 정장 한 벌을 맞추느냐, 회사가 강제하는 유니폼을 맞추느냐가 ‘남직원’ ‘여직원’을 구분 짓는 기준선이었던 때였다.

미국 코카콜라 본사 등 다국적 기업을 거쳐 2018년까지 삼성전자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뒤, 지금은 경력 개발 코치로 일하는 한승희 글로벌리더십컨설팅 대표 이야기다. 유니폼이 싫어서, 조금이라도 성평등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자 90년대 초반 외국계 회사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의 삶은 매 순간 ‘아시아 출신’ ‘여성’으로 스스로 증명해낸 이야기로 요약된다. 25년 가까이, 6개국에서 경험을 쌓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아, 그 때 회사에서 내가 이렇게 행동했더라면.’

이런 아쉬움을 모아 그는 주로 여성과 초년생의 리더십, 경력을 컨설팅하는 회사를 2019년 설립했다. 일터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을 향해 그가 가장 강조하는 한 가지는 ‘셀프 프로모션’이다.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공부를 예로 들자면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죠. 시험 잘 봐서 성적이 나와야 하잖아요.”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기여를 알리는 것은, 특히나 사회로부터 겸손과 돌봄을 미덕으로 요구받은 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세상은 자신이 이뤄낸 당당한 성취마저도, 발화자의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거만하다’ ‘잘난 체 한다’ 같은 식의 딱지를 쉽게 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셀프 프로모션이야말로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조직과 팀을 위한 중요한 리더십 스킬이라 강조한다. 일한 것에 대해 공정하게 알리는 것은 조직 내 중요한 공적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공정한 ‘셀프 프로모션’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네트워크다. 허스토리 여.돕.여 인터뷰를 통해 한 대표는 회사 안에서 건강한 방식으로 쌓는 ‘좋은 네트워크’의 힘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관계로 줌 화상회의를 통해 지난 18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 허스토리가 발췌한 한승희의 말들

1. "다양성이 높은 회사가 훨씬 성과가 높습니다"

2.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아군을 만들어야 합니다"

3. "셀프 프로모션은 본인의 몫이에요"

4. "무조건 멘토를 정하세요"

5. "일과 커리어, 직장은 나의 도구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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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