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승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남자하키를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정상에 올려놓은 신석교(50) 대표팀 감독은 23일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이뤄진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기본부터 착실히 훈련하며 익힌 기술과 국제대회를 대비해 준비한 전술이 효과를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89년부터 2002년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대표팀의 전성기를 이끈 뒤 2018년부터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다.
앞서 대표팀은 2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3-3으로 비긴 뒤, 페널티 슛 아웃에서 골키퍼 김재현이 선방하며 4-2로 승리했다. 아시아 하키 강호들이 모인 이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대회에서 10골을 넣은 장종현은 득점왕을 차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노메달, 2016·2020년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등으로 위상이 떨어진 남자하키는 이번 우승으로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을 밝게 했다. 신 감독은 “2년 만에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경기하면 할수록 선수들이 성장하는 게 보였다. 남은 기간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경기 운영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착실하게 훈련한다면, 내년 항저우에서 충분히 메달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국제대회에 출전을 못 하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힘든 경기를 벌였다. 인도, 방글라데시, 일본, 파키스탄 등 5개 나라와 치른 예선에서 방글라데시에만 승을 거뒀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치며 가까스로 4강에 올랐다. 준결승전도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장종현의 골이 터지면서 6-5로 어렵게 승리했다.
신 감독은 “오랜만에 아시아 정상 팀들과 대결이었다. 우리가 멈춰 있는 사이에, 일본과 인도는 도쿄올림픽 등에 참가하며 경기력이 월등히 향상돼 있었다”며 “경기경험 부족은 중요 순간에 운영 실수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만큼 남은 기간 동안 A매치 경기 참가를 통해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을 키우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