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양측이 협상을 시작할 것이란 러시아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협상이 결렬되면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이날 자국 관영 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초에 러시아와 미국 대표 간에 양자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뒤이어 역시 1월에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간 (안보 보장) 협정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협상에서 러시아는 안전보장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라브로프 장관은 밝혔다. 앞서 반 러시아 정부가 들어선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나토(NATO) 가입을 추진하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서유럽과의 완충지대에 있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 안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3개 협상 트랙을 통해 안보 보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데 러시아와 미국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미, 러-나토, 러-유럽안보협력회의(OSCE) 등이 그것이다. OSCE는 나토 회원국과 옛 소련 국가 및 모든 유럽 국가들을 포괄하는 범유럽 안보 협의체다. 러시아와 미국을 포함해 5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라브로프는 이번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러시아가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21일)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서 러시아는 어떠한 도발에도 군사·기술적 대응을 포함한 합당한 대응 조치를 취할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