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자신의 권력 연장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점성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 네피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심화되는 엄중한 상황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태도다. 미신에 빠져 정상적 사고를 하지 않는 흘라잉 사령관이 있는 한 미얀마 사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돌고 있다.
22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흘라잉 사령관은 지난 18일 양곤 흘레구 지역에 위치한 수백 년 된 불탑 꼭대기 층에 올라갔다. 탑의 존재 의미를 담아 상단에 설치된 조형물 '구'를 다이아몬드로 만든 새로운 장식으로 교체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미얀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구를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에선 쿠데타 초기 바간 지역 불탑에서도 유사한 행동을 했던 흘라잉 사령관이 다시 권력 유지를 위한 의식을 거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탑 교체 배후에는 흘라잉 사령관의 개인 점성술사인 유 코비다 승려가 있다. 코비다 승려는 지난 2006년 동부 사령관으로 부임한 흘라잉 사령관을 직접 찾아 측근을 자청한 뒤 수많은 종교적 조언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3월 반군부 시위대에 대한 흘라잉 사령관의 첫 실탄 발포 명령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 사령관은 코비다 승려의 점성술에 따라 연말에 또 다른 불탑을 개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군부 무장저항 세력은 흘라잉 사령관이 점성술에 빠져 수도 네피도를 비우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군 핵심병력이 주둔해 있는 네피도는 삼엄한 경비 탓에 그동안 반군부 활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네피도 시민방위군은 지난 20일 오전 11시 30분 핀마나 지역 정부군 기지 인근에서 군용 트럭에 지뢰 공격을 감행, 해당 차량을 전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시민군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정부군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부는 주요 교전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북부 샨주 정부군은 지난 19일 전투기와 포병 대대를 몽꼬에 지역에 투입해 1,500발 이상의 포탄을 퍼부었다. 샨주 시민군은 감당할 수 없는 화력에 퇴각을 선택했다. 마궤주 정부군 역시 지난 17일 헬기 4대와 전투기 1대를 동원해 강오 지역에 융단폭격을 감행했다. 샨주 시민군 역시 퇴각했으며, 이 과정에 시민군 2명과 민간인 7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