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C타입'으로 웬만한 소형기기 다 충전하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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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2 15:28


제조사마다, 가전 형태마다 달랐던 소형 전자기기 충전이 조만간 휴대용저장장치(USB) ‘C타입’만으로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주로 최근 수년 사이 출시된 안드로이드 휴대폰 충전에 쓰였던 C타입을 정부가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늘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면서다. C타입으로의 표준화가 이뤄지면 멀티탭에 줄줄이 꽂힌 여러 형태의 충전 케이블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소형 전자기기 충전·데이터 접속 표준화’를 위해 업계와 정책 간담회를 열고, 기업 등과 함께 USB C타입 표준화 및 적용 제품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에선 휴대폰뿐 아니라 노트북이나 오디오, 비디오기기 충전기부터, 스마트워치, 소형청소기, 스팀다리미, 탁상용 냉장고, 선풍기, 가습기, 헤드셋, 전자담배, 휴대용 혈압측정기 등 업체나 제품별로 독자적으로 만들었던 소형 전자기기 충전을 C타입으로 표준화할 경우 사용자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표원은 “세계적으로도 커넥터 형상, 전원 공급, 데이터전송 규격이 C타입으로 통합되거나 호환이 가능해지는 추세”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대기업이 생산하는 휴대전화 위주로만 적용된 C타입이 중소기업 제품까지 확대 적용될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 USB 관련 표준화기구인 USB-IF에서 제정한 C타입 관련 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공식 표준으로 채택됐고, 유럽집행위원회(EC)에서는 강제 법규정으로 도입이 추진 중이란 게 국표원 설명이다.

이날 정책간담회엔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같은 대기업들은 물론 브로나인, TG삼보, 태영, 솔루엠 등 전자제품 및 충전기기 관련 중소·중견기업 관계자들이 모였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와 한국표준협회, 한국산업기술연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전문가까지 20여 명이 참석해 표준 제정 및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송해근 삼성전자 프로는 “소형 전자제품의 접속 표준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라면서도 “다만 해외 표준화 동향, 전자제품의 수출입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표원은 기업, 협단체, 표준개발협력기관(COSD)과 함께 표준화 작업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국내외 시장조사와 업계 의견 수렴을 토대로 IEC 표준을 반영한 KS를 제정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중소기업이 이를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 교육·홍보 등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국민 편익 증진, 환경보호, 융·복합분야 시장 확대 등을 위해 우리 생활 주변의 호환·접속 관련 문제를 지속 발굴해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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