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이 만드는 공동체라디오가 충북 옥천에서 첫 전파를 탔다.
(사)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이사장 김병국)는 21일 옥천군 옥천우체국에서 옥천FM공동체라디오방송(OBN·FM 104.9MHz)을 개국하고 첫 방송을 송출했다. 이날 개국 행사에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서승우 충북행정부지사, 지역 주민 대표들이 참석했다.
공동체라디오는 소규모 지역(시·군·구)을 대상으로 하는 소출력(10W 이하) 방송을 말한다.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감과 연대미디어를 통한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7월 전국 20곳에 신규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를 선정했다. 충북에서는 옥천의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가 사업자로 선정돼 20곳 가운데 가장 먼저 이날 문을 열었다. 고 송건호 선생은 옥천 출신의 언론인이다. OBN이 개국한 이날(12월 21일)은 송건호 선생의 기일이다.
OBN은 지난해 12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개국 준비를 해왔다. 라이오 방송에 필요한 스튜디오와 장비는 전액 주민 성금(1억 원)으로 마련했다. 송신탑은 옥천읍 금구리 향군회관 옥상에 설치했다.
OBN은 옥천FM 104.9MHz를 통해 옥천읍과 동이·군서·군북면 등 1만3,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된다.
방송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주 42개의 프로그램을 송출한다. 방송에서는 주로 고장의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코로나19, 장마와 홍수 등 사회·재난 관련 정보도 신속하게 전할 예정이다. 청소년·노인·장애인·이주민 등 지역 내 소수자들의 삶을 비추고, 그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할 참이다. 프로그램 진행은 모두 주민이 맡는다.
오한흥 OBN 대표는 “공동체라디오가 여러 지역 주체들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다큐멘터리 등 영상 제작에 이어 TV방송까지 도전해 보겠다”고 포부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