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목표를 위해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훈련하겠다.”
박태환을 잇는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ㆍ서울체고)가 국제대회에서 연일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며 2024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차근차근 목표를 밟아가고 있다.
황선우는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쇼트코스(25m 풀) 남자 200m 계영에서 김우민(강원도) 원영준(대전체육회) 이호준(대구시)과 함께 1분28초56의 한국 신기록(종전 기록 0.78초 단축)을 세웠다.
황선우는 첫 영자로 나서 50m 구간을 21초72로 돌파하며 자유형 50m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3년 양정두가 작성한 21초83으로, 8년여 만에 0.11초를 단축한 것이다. 단체전에서 첫 영자 기록은 같은 거리의 개인종목 기록으로도 인정한다. 한국은 아쉽게 전체 12개 출전팀 중 9위를 기록하며 8개 팀이 겨루는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황선우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측은 “황 선수는 오늘 개인종목 경기가 없어 20일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100m를 앞두고 컨디션 점검 차 단체전에 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선우는 앞서 17일 열린 자유형 200m에서 1분41초60을 기록,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일구며 2016년 박태환 이후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을 치르는 50m 정규코스(롱코스)의 절반인 25m 풀에서 경기를 펼치는 쇼트코스로, 박태환 역시 쇼트코스 대회를 기반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18일엔 주 종목이 아닌 남자 개인혼영 100m 준결승에서도 52초13을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자신이 올해 10월 카타르 도하 FINA 경영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52초30)을 2개월 만에 0.17초 단축한 것이다. 개인혼영은 수영의 모든 영법인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을 모두 구사하는 종목으로, 황선우는 우상인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처럼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쌓기 위해 출전했다. 그는 4개 영법 중 평영이 뒤처져 최근 연습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전국수영대회에서 처음으로 평영 100m(고등부 은메달)에 참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47초56) 등을 세운 뒤 쇼트코스 데뷔 무대였던 도하 경영 월드컵에서 국제대회 첫 금메달(자유형 200m)을 획득한 데 이어 메이저대회인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세계 수영계 중심에 들어섰다.
황선우의 시선은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으로 향해 있다. 내년 2월 고교 졸업을 앞둔 황선우가 대학 진학 대신 실업팀 강원도에 입단하기로 한 것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에 주력할 수 있어서다. 황선우는 “예전부터 목표했던 바를 하나 이뤘으니 남은 목표를 위해 점점 올라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