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카라즈 핵 시설의 손상된 감시 카메라 교체에 합의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부 장관은 "IAEA와 좋은 합의를 했으며 이로 인해 제기된 우려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AEA는 성명을 통해 카라즈 단지 내 감시 카메라를 교체하기로 이란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IAEA는 "이번 합의는 이란 내 핵 시설의 감시·검증 활동에서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6월 수도 테헤란에서 약 40km 떨어진 카라즈의 원자력청 건물이 사보타주(sabotage·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아, IAEA의 카메라 4대 중 1대가 파괴되고 1대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해당 카메라는 원심분리기 부품 생산을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은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후 이란은 카메라 교체를 위한 IAEA의 접근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날 합의에 따라 “앞으로 며칠 안에 카라즈에 카메라가 재설치될 것”이라고 IAEA는 밝혔다.
이번 합의는 이란과 서방 선진국 사이에 진행 중인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 탈퇴 선언으로 파기된 2015년 JCPOA 복원을 위해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과 협상을 재개한 상태다. 미국도 협상에 간접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출범한 이란의 새 정권은 협상에서 선(先) 제재 해제와 함께 기존 합의 이상의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