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소년을 상대로 고금리 불법대출을 해주거나 술ㆍ담배 등을 대리구매해준 판매자들이 경기도 공정특사경에 적발됐다.
김영수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15일 연이자율 최고 5,475%로 불법대출 해주거나 술ㆍ담배를 350차례 대리구매 해준 판매자 등 14명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SNS를 통해 속칭 ‘댈입’이라 불리는 대리입금은 아이돌 관련 상품(굿즈)이나 게임 아이템 등을 구입할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이자) 등을 받는 행위다. ‘댈구’란 술ㆍ담배 등을 구입할 수 없는 청소년을 대신해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신 구입해 주는 것이다. 최근 각종 SNS에서 은밀하게 성행하고 있으며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방식이다.
김 단장은 “지난 7월부터 특별수사반 및 모니터링 요원을 편성해 SNS에서 이뤄지는 청소년 대상 불법 대리입금과 대리구매 광고를 집중 수사했다”면서 “대리입금 행위자 11명과 대리구매 행위자 3명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4명 중 3명은 미성년자였다.
도는 이들의 대출규모가 7억 원에 달하고, 피해자는 1,6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주요 위반행위를 살펴보면 만 17세 A씨는 SNS에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놓고 청소년 대상 불법 고금리 대부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A씨는 이름, 나이, 학생증 등 개인정보를 제공받고 1만 원~10만 원을 대출한 후 수고비(사례비), 지각비(연체이자) 등 명목으로 고금리 이자를 받아 챙겼다.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9월까지 580여명에게 총 1억7,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연 이자율 최고 5,475%에 해당하는 고금리 이자를 챙겼다.
B씨는 관할관청에 대부업을 등록하지 않은 채 SNS에 주로 미성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대리입금 해드립니다. 쪽지주세요, 첫 거래 3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등의 광고를 하고 대출행위를 하다 덜미를 잡혔다. B씨는 480여명에게 2년 동안 5억3,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연 이자율 최고 2,534%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더구나 B씨는 채무자의 이자 상환이 지연되면 학생증과 연락처 등 개인신상 정보를 SNS 게재하고, 전화와 카카오톡 등으로 온갖 욕설과 협박 등 불법 추심을 일삼다 검거됐다.
C씨는 지난해 7월 청소년유해약물 대리구매 제공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10월 SNS 계정을 재개설해 올해 4월까지 팔로어 4,386명을 확보, 350회에 걸쳐 술ㆍ담배를 청소년에게 제공하고 수수료 4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D씨(만 16세)는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가 힘들어지자 용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집 근처 편의점 4곳을 돌아다니며 담배를 구입한 후 대리구매 광고를 보고 연락 온 또래 청소년에게 10회에 걸쳐 수수료를 받고 담배를 제공했다.
또 다른 미성년자 E씨(만 15세)는 인터넷에서 전자담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모 명의를 도용해 전자담배 판매 사이트에서 전자담배를 구매한 후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120여 차례에 걸쳐 대리구매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대리입금이나 대리구매는 SNS를 통해서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청소년이 빌리는 금액은 소액이지만 돈을 갚지 못하면 개인정보 유출, 폭행, 협박 등 2차 가해까지 갈 수 있기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