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지향점은 한미 기존 방어시스템 약화”

입력
2021.12.14 16:15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한국과 미국의 기존 미사일 방어시스템 약화를 지향하면서 개발되고 있다는 미국 의회 산하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의 발전은 한미 역내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효과를 없애거나, 저하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이 ‘무력화’를 노리는 한미 방어 시스템으로는 패트리엇, 이지스함 탄도미사일 방어(BM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을 들었다.

CRS는 북한의 관련 무기 체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및 화성-15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 △중거리탄도미사일인 KN-15 △정밀유도 전략 무기인 KN-24 및 KN-25 등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이들 최신 무기의 특성은 기동성과 능력, 정확성을 갖췄고, 비행 중 요격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프로그램이 정치적 선언 이상의 달성을 추구하고, 탄도미사일의 신뢰성과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를 지녔다는 걸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적 관점에선 북한의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정밀유도 다연장 로켓시스템 등을 한국이나 일본 등에 가장 시급한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북극성-2호’인 KN-15에 대해선 “북한의 역내 적대 세력엔 최대 위협이며,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탑재해 일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북한판 에이태킹스’로 불리는 KN-24, 초대형 방사포인 KN-25에 대해서도 “한반도의 한국 및 미국 자산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CRS는 또, “북한이 20~60개의 핵탄두를 만들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생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핵 장치를 탑재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소형화를 달성했다’는 2017년 7월 미 국방정보국의 평가도 소개했다. CRS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점점 더 성공하고 있는 중”이라며 “작전 훈련 증가와 맞물려, 북한의 역내 핵 억지 전략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고안된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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