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국 땅에 미수습자로 묻혀 있는 호주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42명과 관련해 "마지막 한 분의 참전용사까지 찾아내 가족과 전우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캔버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만찬 행사에서 2019년 양국이 체결한 '유해발굴 업무협약(MOU)'을 언급하며 "지난해에도 2만여 명의 한국군 장병들이 동원돼 비무장지대에서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와 유품을 발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발발해 대한민국이 큰 위기에 처했을 때 호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참전 결정을 했다"며 "1만7,000여 명에 달하는 호주 참전용사들은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간에 자신의 꿈을 접어 두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생명을 지켜주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며 "대한민국은 해외 참전용사들을 끝까지 예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해외 참전용사 예우를 위한 법적 근거인 유엔참전용사법이 지난해 3월 한국에서 제정된 사실을 알리면서 "'참전용사와 가족의 한국 방문' '현지 감사 행사' 등 다양한 국제 보훈사업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실종자의 유해 발굴과 파악에 큰 지원을 해 주고 계신 한국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문 대통령 만찬사에 화답했다. 그는 "호주는 한국과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공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은 한국전쟁 당시 호주군이 참전한 '가평전투' 70주년과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동맹을 확인하기 위한 보훈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호주 측에서는 이안 크로포드 제독(해군소장·이하 예비역),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육군준장), 노먼 리 장군(해군준장), 노먼 골드스핑크 참전용사(육군소령), 케빈 콜린 베리만 참전용사(육군상병) 등 참전용사와 유가족 3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