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이탈리아의 유명 감독 리나 베르트뮐러가 별세했다고 9일(현지시간) ANSA통신 등이 전했다. 향년 93세.
베르트뮐러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강제수용소를 탈출한 연합군 병사를 소재로 한 영화 '세븐 뷰티스'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금녀의 벽'을 무너뜨린 일대 사건이었다.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019년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그는 '미미의 유혹(1972)', '사랑과 무정부(1973)', '귀부인과 승무원(1974)'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14편의 작품을 남겼다. 파시즘·성폭력·계급 투쟁 등을 주로 다뤘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베르트뮐러는 세련미 넘치는 영화감독이자 지성인이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문화장관은 "이탈리아와 세계 영화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인물"이라고 애도했다.